[단독] 효성티앤씨, 세빛섬 `임대료 폭리` 논란
착한 임대인 운동 '나몰라라'
< 앵커>
지난 2011년 준공이 완료된 한강 세빛섬은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입주자들이 운영사의 임대료 폭리에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김원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세빛섬.
지난 2014년 9월부터 효성그룹의 상장사 효성티앤씨가 계열사인 (주)세빛섬으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아 상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서 임대료 폭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지난 2017년 세빛섬에 입점한 자영업자 A씨는 최근 효성티앤씨로부터 임대료를 올려달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공문에 명시된 평당 관리비와 월 임대료(800만원 => 2,200만원)를 보면 3년여 만에 무려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겁니다.
< 인터뷰> A씨 / 세빛섬 입주 업체 대표
"효성 측에서 제시한 미니멈게런티(임대료)가 납득하지 못할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일부 업체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해 이미 나가거나…"
수년째 공실로 있던 곳에 최초 계약 시 저렴한 조건으로 입주사들을 끌어모았지만, 수억 원이 넘는 시설 투자가 진행되고 유동인구가 늘자 운영사가 태도를 바꾼 겁니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임대료를 올려받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입주자들을 설득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분쟁 과정에서 세빛섬이 건물이 아닌 `선박`으로 등록됐기 때문에 상가임대차보호법(임대료 인상률 5% 상한) 적용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 인터뷰> 엄정숙 / 부동산 전문 변호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만 본다면 그게 땅 위든 배 위든 상관이 없습니다. 정식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영업장이면 됩니다. 입주자들도 그걸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효성티앤씨는 "초기에 임대료를 적게 책정한 측면이 있고, 해당 사업이 현재도 적자라 임대료를 높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습니다.
효성티앤씨는 비상장 계열사인 (주)세빛섬에 매년 사용료를 지급합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세빛섬 상가 임대료 등으로 얻은 수익은 20억원 수준인데, 같은 기간 효성티앤씨가 (주)세빛섬에 지급한 임대료는 62억원입니다.
운영 수익보다도 많은 돈을 매년 비상장 계열사에 지급하는 석연치 않은 구조, 세빛섬이 임대료 폭리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