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착한 임대인 운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차임증감청구권’
[위클리오늘신문사]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로 무척 힘든 시기다. 이와 더불어 자영업자들의 신음 또한 커지고 있다. 매출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착한 임대인이 자신의 건물에 입주해 있는 소상공인들의 고난에 동참하며 함께 이겨나가자는 취지로 임대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면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임대인은 임대료를 3개월간 20% 감액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임대료 전액을 면제해 주겠다는 이른바 착한 임대료를 선언한 임대인도 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정부도 화답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임대인에게, 인하하는 임대료 절반을 부담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임대인의 소득세·법인세를 깎아 준 임대료의 절반만큼 감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분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한편 코로나19와 같은 전국적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에서 울상인 소상공인들이 더 많다. 착한 임대인을 만난 소상공인이라면 다행이지만 임대인이 선행을 베풀어 주지 않으면 임차인은 궁지에 내 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받는 방법은 없을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이런 상황에 법이 정한 임차인(소상공인)의 권리도 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차임증감청구권’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 차임증감청구권이란 건물의 임대료에 대해 증액 또는 감액을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즉,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전국적으로 임차인의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을 때는 임대인에게 차임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은 있다. 임대료를 인하해 준다는 착한 임대인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법 개정이 필요한 맹점이 있는 것처럼, 차임증감청구권에도 맹점은 존재한다. 임대료 인하를 청구하기 위해 소송을 해야 하고, 소송을 했을 때 승.패소 여부도 판단 받아야 한다. 승소한다 하더라도 얼마를 감액 받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맹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임증감청구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만 마실 수 없기 때문이다. 착한 임대인을 만난 소상공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다수는 감액해 줄 생각이 없는 임대인을 바라보며 김치국만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차임증감청구권을 주목해야 한다. 임차인에게 감액을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이 있다는 것을 임대인들이 알 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착한 임대인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차임증감청구권은 민법 제628조에 규정되어 있다.
민법 제628조(차임증감청구권) 임대물에 대한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동일한 내용의 규정은 특별법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에서도 규정하고 있다.
제11조(차임 등의 증감청구권) ①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당사자는 장래의 차임 또는 보증금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증액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
차임증감청구권은 임대인 측에서 증액요청을 하거나, 임차인 측에서 감액요청을 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러나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조문 내용대로 ‘공과부담의 증감,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 ‘장래에 부담해야 할 차임’에 대해 증액요청이나 감액요청을 할 수 있다.
현 시점은 전국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임차인들의 매출이 급감했음은 물론 가게 문을 닫고 영업을 종료한 소상공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타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 라고 해석 될 가능성이 많다.
한편으로는 차임감액청구권을 이용하여 남용하려는 사례에 해당한다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영업의 특성상 이번 코로나19 사태와는 전혀 상관없음에도 이번 사태를 이용하여 차임감액요청을 하는 경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임대료조차 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재난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이런 형편에 놓인 임차인(소상공인)을 살리는 방법은 ‘착한 임대인’의 ‘착한 임대료’가 해결책이 맞다. 차임증감청구권을 가지고 소송을 해도 시간과 비용만 소비되는 경우도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도 착한 임대인에게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착한 임대인은 소수라는 것이 문제다. 이런 어려운 시국에 착한 임대인을 최대한 많이 이끌어 내기 위하여 임차인은 자신에게 주어져 있는 권리인 차임증감청구권을 가지고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착한 임대인을 최대한 많이 이끌어 내기 위한 운동을 함께 펼쳐가야 하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에는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증액하는 ‘착한 임차인’을 이끌어 낼 방법들도 함께 모색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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